지난 6월 1일에 브라질의 항공산업 전문매체인 AVIACIONLINE 영문판은 자국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엠브라에르의 파트너로 한국의 KAI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작년 KAI가 엠브라에르와 유사한 디자인의 군용 수송기를 발표하면서 산업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브라질의 엠브라에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엠브라에르는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캐나다의 봄바디어와 함께 세계 3∼4위를 다투는 항공기 제작회사입니다.
브라질 정부는 땅 덩어리가 넓은 자국의 항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1940대년부터 항공우주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이런 브라질 정부의 노력으로 엠브라에르는 1969년에 설립되었으며 카르도주 전 대통령은 1990년대에 대대적인 민영화 정책을 펼쳐 엠브라에르도 1994년 민영화되었습니다.
엠브라에르는 1970년까지는 내수 공급을 위해 항공기를 생산했고 1980년대 정부의 허가를 받아 중소형 항공기를 제조해 수출했습니다.
엠브라에르의 첫 번째 수출용 항공기는 30인승의 ‘EMB-120브라질리아’인데 저렴한 가격, 좋은 성능 덕분에 많은 항공사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엠브라에르는 초창기 프랑스과 미국 등 핵심부품을 수입해 항공기를 조립했으나 경험이 쌓이면서 차차 부품생산 자급률을 높여 나갔습니다.
엠브라에르는 초창기에 프랑스 라테코에르사로부터 구매하던 동체를 직접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일본 가와사키와 독일 리에베르 등으로부터 수입하던 핵심부품도 국산화했습니다.
엠브라에르는 E2여객기의 FBW 첨단 항법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도 했으며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엠브라에르는 항공부품 및 운항 솔루션, 방산제품 등의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엠브라에르 본사는 상파울루 시 인근 상조세두스캄푸스에 있으며 항공기 공장은 브라질과 포르투갈 및 미국과 프랑스 중국 등 전 세계에 분포해 있습니다.
엠브라에르의 상업용 여객기 납품 대수는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3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2017년 12월에 보잉은 엠브라에르 상업용 항공기 부문을 합작투자로 인수해 저렴한 리저널항공기 사업으로 진출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4월에 보잉은 보잉과 엠브라에르 ‘민간항기 합작법인’ 설립을 포기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보잉과의 합작이 무산되자 브라질의 엠브라에르는 이번에 새로운 대형 수송기 KC-390밀레니엄을 공개한 것입니다.
남미 현지 매체들은 지난 1일에 엠브라에르가 미디어데이를 통해 KC-390밀레니엄, 일명 KC-390M을 공개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C-390M은 엠브라에르가 설계하고 개발한 중대형 다목적 전술 항공기입니다.
인도적 지원을 위한 수송기와 의료 후송, 수색 및 구조와 공중급유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또한 화물과 군대 수송 및 특수작전 등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엠브라에르는 2009년 4월에 브라질 공군의 요청으로 13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KC-390M을 개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KC-390M의 최초 개발체는 2015년 2월에 첫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브라질 공군은 당초에 록히드마틴의 C-130 허큘리스 대형 수송기와 KC-130을 대체하기 위해 KC-390M 개발에 나섰습니다.
KC-390M 개발은 브라질 뿐 아니라 남미의 여러 국가들도 동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공군외에 칠레 공군이 6대의 항공기를 주문할 예정이며, 브라질 공군에도 10년간 28대의 개량형 KC-390M을 납품할 예정입니다.
인도 역시 KC-390M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브라질의 엠브라에르사와 접촉중이라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KC-390M 다목적 비행기는 20t에 달하는 제트엔진을 통해 짧은 활주로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강력한 제트엔진은 최대 26t의 화물 운송도 가능하며, 항공기 무게는 약 23.6t이고 최대 이륙중량은 74.4톤입니다.
신형 중대형 다목적 항공기의 등장에 벌써부터 각국의 공군들은 KC-390M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잭슨 슈나이더 엠브라에르디펜스 대표는 "KC-390M이 네덜란드 공군의 차세대 수송기 교체 프로그램의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네덜란드 공군은 현재 C-130허큘리스 수송기를 사용하는데, 노후화된 수송기를 교체하기 위한 후보 기종에 KC-390M을 선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엠브라에르는 KC-390M의 시장 확대를 위해 새로운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 접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잭슨 CEO는 "우리에게 시장을 열어주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생각한다"며, 신규 파트너와 접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엠브라에르의 신규 파트너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방산업계에서는 일단 미국의 보잉사와 한국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보잉사는 이전부터 엠브라에르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던 만큼 유력한 신규 파트너 후보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앞서 말했듯 보잉은 엠브라에르 인수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서 보잉사가 신규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입니다.
반면 KAI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등 신규 시장 개척측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KAI가 지난해 중순에 공개한 신형 대형 수송기의 모습이 엠브라에르의 수송기와 유사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는 점이 유력한 근거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남미의 언론들은 KAI가 지난해 중순 공개한 신형 대형 수송기의 모습이 KC-390M과 닮았으며 그래서 KAI의 수송기가 브라질 엠브라에르사와 협력을 통해서 개발될 것이며, 개발이 된다면 KAI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은 이미 엠브라에르의 E제트 기종 생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상위 등급인 티어1 공급처로서 국내 기업인 아스트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E제트Ⅱ에 중추적인 구조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2019년 3월에 국내 기업인 아스트는 엠브라에르의 E제트Ⅱ 기종 동체 제작 사업권을 미국 트라이엄프(Triumph) 그룹에서 1억15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인수하는 사업권은 트라이엄프가 엠브라에르의 ‘E제트 Ⅱ 기종 국제 공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항공기 동체와 후방 날개 일부를 제작하는 사업입니다.
여기에 엠브라에르는 이미 한국 항공기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엠브라에르는 2015년에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가 ERJ-145를 도입하면서 처음 한국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 비행기는 롤스로이스사가 제작한 제트엔진 두 기를 부착하고 있으며 최대거리가 2800㎞ 50인승 소형 제트기입니다.
에어필립도 2018년에 ERJ-145를 도입해 광주-김포 및 광주-제주 등의 노선에 투입했습니다.
한국 국토교통부는 2021년 5월에 신규 비행검사용 항공기로 엠브라에르 프레터(Praetor)-600 제트기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비행 검사용 항공기는 한국 여객기와 전투기가 한국 영공에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미리 항로를 점검하는 기체입니다.
또한 엠브라에르의 C-390은 방위사업청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4844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형수송기 2차 사업 입찰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브라질은 1960년대에 한국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항공우주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항공기 및 위성 제조국이 됐습니다.
하지만 양국의 항공 산업은 기술 및 자본력을 고려할 때 아직 미국과 유럽 및 러시아 등 항공 주요국에 비해서 열세입니다.
이런 산업지형은 양국의 항공회사들이 협력하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자국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항공산업 선진국 기업들은 항공기를 상대국에 판매하지 않으면 기술을 이전하지 않습니다.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한국과 브라질 항공기 회사들은 기술교류를 통해 연구개발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합작투자 설립을 통해 완성도 높은 항공기를 제조하고 양국 내수시장에 판매하거나 공동으로 제3국에 진출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등도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좋은 분야입니다.
한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대한항공 등이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으며 브라질은 엠브라에르가 eVTOL을 설계했으며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수십 대를 수주했습니다.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제품 개발과 양산, 정부로부터 운행 승인 및 보험 적용 등 넘어야할 산이 많습니다.
양국 기업은 제품 개발 뿐 아니라 법률와 규제 금융 등 인프라적인 부분에서도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솔루션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 아직 상업용 항공기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엠브라에르의 항공기나 군용기를 구매하면서 기술 이전을 받거나 공동으로 신규 항공기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 들어 한국 및 브라질 정부나 기업은 상대국과 협력을 하거나 상대국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엠브라에르가 해외 파트너사로 한국의 KAI를 선택한다면 공동 프로젝트가 한두가지 성과를 보이면서 양국 기업간 협력은 급물살을 탈수도 있습니다.
과연 브라질의 엠브라에르가 과연 해외 파트너 업체로 어느 기업을 선택할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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