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우리나라의 천궁과 탄도미사일 기술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져 폴란드는 한국을 자국의 방위산업을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한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공개 가능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공개할 의무가 있으며, 따라서 방위사업청은 올해 2월에 있었던 폴란드 정부와의 협상 내용을 문서로 공개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폴란드에 대한 K2 전차 수출을 논의하고자 2022년 1월 15일부터 1월 20일까지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했습니다.
특히 양국은 폴란드에 K2 제조 거점을 만들어 공동으로 해외 수출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며, 장비의 연구개발에서도 상당한 공을 들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유럽 진출과 폴란드측의 방위산업 활성화에 관한 이해가 훌륭하게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재고분에서 많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기 때문에 재고를 다시 채울 필요가 있으며, 지난 4월 말에 발효된 새 국방법에 따라 군대의 규모를 현재의 14만명에서 2배인 30만명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당시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음을 판단하고, 한국측에 현대로템이 생산중인 K2 전차 3차 양산분량중 일부를 긴급히 제공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대로템이 폴란드 PGZ사와 공식 파트너십 관계를 설정한 이후 K2 전차 이외에 현대로템이 생산중인 8륜 차륜장갑차 개조개발 등의 다양한 방산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도 긴급히 K2 전차의 긴급 수출에 관련한 회담이 있었고,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이 2월 22일부터 2월 25일에 폴란드를 다시 방문하여 ‘폴란드가 원하면 즉각 K2 전차 제공’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폴란드 측은 미국이 폴란드의 요구를 모두 반영해 폴란드가 발주한 M1A2/SEPv3 전차 250대를 신속히 제공하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당장은 K2 전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한국측에 답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미국은 폴란드에 제공하는 M1A2 전차의 성능을 한때 제한하려 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폴란드가 요구하는 모든 성능이 탑재된 M1A2 전차를 제공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폴란드는 그 대신에 자국의 차기전차 개발사업인 WILK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해 주기를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한국측도 M1A2 전차 도입에 문제가 발생하면 한국이 K2 전차를 즉각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함과 동시에 WILK 사업에 대해 한국 정부가 금융지원을 수행할 수 있음을 물론, 폴란드와의 전차 공동개발 및 현지 생산을 통해 유럽지역을 포함한 제3국 공동수출도 가능함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K9 자주포와 관련된 차대와 부품 등도 폴란드에 수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폴란드는 K9 차대를 사용하는 크랩 자주포 18대를 원조함은 물론, 60대의 크랩 자주포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하기로 발표했습니다.
현재까지 폴란드 군에 배치된 크랩 자주포의 숫자가 80대인 것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원조분과 판매분을 모두 합치면 78대가 되어서 폴란드 군이 보유한 크랩 자주포의 거의 모두가 우크라이나에 넘어가는 셈이 됩니다.
당연히 폴란드군에 필요한 자주포 수량은 추가로 생산하여 메울 수 밖에 없는데, 현재 폴란드내에서는 K9 자주포 차대가 면허 생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크랩 자주포의 차대는 폴란드가 자체 생산하고 있기에 추가도입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하며 K9 자주포의 차대를 생산하는 한화디펜스는 당연히 K9 차대와 부품 등을 추가로 수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폴란드가 개발중인 Borsuk(보르숙) 보병전투차 역시 K9의 자주포 차대를 기반으로 개발중이란 점입니다.
폴란드는 노후화된 BWP-1 보병전투차를 대체하고자 보르숙 보병전투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초기형은 하천도하를 위하여 전투중량이 25톤으로 제한되고 워터제트 추진시스템도 가지고 있었으며 그 대신에 모듈형 장갑을 통해 전투중량 40톤급의 중장갑차로 변신이 가능한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현실적으로 수상도하를 포기한 상태이며, 보다 우수한 방어력을 갖춘 45톤급 중장갑차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르숙 장갑차는 폴란드가 자체 개발한 ZSSW-30 포탑을 가지고 있으며 본 포탑에 부시마스터 30mm 중기관포와 함께 2기의 Spike LR 대전차 미사일을 갖추고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의 AS-21 레드백의 무장과 거의 동일합니다. 폴란드는 보르숙 장갑차의 개발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역시 K9 차대를 기반으로 개발중인 레드백 기반으로 자국산 보병전투차를 한국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폴란드가 보르숙 장갑차 개발에 성공해 양산을 개시할 경우에도, 한국은 K9 자주포용 파워팩과 궤도, HSU 현수장치 등을 수출함으로써 간접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K9 자주포에 사용중인 MT-881 엔진을 대체하고자 국내 STX 엔진에서 SMV-1000 엔진을 개발하고 있으므로, 이를 폴란드에 수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로 SMV-1000 엔진은 K9과 레드백에 사용중인 MT-881 엔진과 완전히 호환되도록 개발됨은 물론, STX 엔진 관계자는 독일이 직접 공급하는 MT-881 엔진은 독일 MTU사가 직접 공급하는 MT-881보다 30%이상 저렴하다고 합니다.
언론에 나오지 않았지만, 폴란드는 천궁 블록2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는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함이며, 폴란드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노출됨에 따라 지난 3월 8일에 미국이 긴급히 독일에 배치되었던 패트리엇 2개 포대를 긴급 전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는 2015년부터 8개 포대 분량의 최신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는 Wisla 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재까지도 도입사업은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미국제 패트리엇에 대한 견제체계가 필요함은 물론, 도입가격과 기술제공면에서 한국제 천궁 블록2가 패트리엇보다 휠씬 유리할 수밖에 없어서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2월 20일 회의당시 폴란드측은 한국에 탄도미사일 기술협력을 요청했다라는 점입니다.
당시 회의에서 한국측은 미사일 통제조약(MTRC)의 제약을 고려해 실험실 수준의 낮은 단계 협력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하고 향후 양국간 협의를 위한 연락처(POC) 교환을 합의했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측은 폴란드의 차기 경전투기 사업에 대응해 한국 공군의 블랙이글의 에어쇼 공연을 올해 8월 15일에 실시하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폴란드측도 FA-50에 대한 큰 관심을 표명하고, 에어쇼에 대한 한국측 제안을 수용하고 감사를 표명했다고 합니다.
K808 장갑차 공동개발에 대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되었습니다.
폴란드는 현재 핀란드와 협력하여 차륜형 장갑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당연히 해외수출과 관련해서는 제한사항이 있어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도 협력이 가능하다라고 답했으며, 이번 폴란드 국방장관 방문시에 K808 차륜장갑차 기반을 사용한 공동개발 가능성이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폴란드는 2002년 12월에 핀란드가 개발한 Patria AMV 차륜장갑차 690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폴란드는 핀란드의 WZM사를 통해 Rosomak라는 이름으로 면허 생산되고 있습니다.
당시 폴란드는 협상을 통해 일부지역에 대한 Rosomak 차륜장갑차 독자수출을 가능하도록 계약했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제약이 있었습니다.
이에 폴란드는 자국 방위산업의 기술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폴란드군이 필요한 추가수량을 확보하고자 한국측에 8륜 장갑차 공동 개발 및 생산을 요청한 것입니다.
이에 이의성 현대로템 군수사업부문 부사장은 K808 차륜장갑차를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함은 물론, 이를 양국이 공동으로 개량하여 수출까지 가능한 새로운 방산무기를 개발하는 방안을 폴란드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현대로템의 입장에서도 폴란드의 제안은 전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육군은 기계화산단 수색대대의 화력부족을 보완하고자 신속획득사업을 이용해 105mm 차륜형 경전차를 시험해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현대로템이 긴급히 이탈리아를 통해 Centauro2 105미리 포탑을 수입하여 탑재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포탑의 중량과 반동이 커서 K808으로서는 완벽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외에도 육군 공병대가 ‘차륜형 교량탑재 차량’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외수출을 위해서도 레벨 4급 저판 방어력이 필요하여 현대로템은 독자적으로 전투중량 30톤급 차륜장갑차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폴란드가 협력하여 자국군 수요를 반영함을 물론, 레벨4급 저판 방어력을 갖춘 차륜장갑차를 공동 개발할 경우에는 현대로템은 안정된 수요를 확보함과 동시에 신형 차륜장갑차 개발부담을 분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당시 회의에서 한국측은 폴란드 국방장관의 방한을 요청했고, 실제로 5월 30일에 폴란드 국방부 장관이 방한하여, 한국에 상당한 성의를 보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를 보면 EU 및 나토 가입국인 폴란드는 한국을 파트너로 삼아 자국의 방위산업을 한단계 업그레드 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도 폴란드와 협력하여 유럽에 적극적으로 진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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