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전문 매거진인 Foreign Policy는 지난 8월 25일에 스웨덴의 그리펜이 해외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것은 “방위 장비 시장에서도 아담 스미스의 원리가 통용된다고 믿고 뛰어난 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면 고객에 선택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스웨덴산 방위장비가 일류품이라고 자부하던 스웨덴 정부는 "가만히 있어도 시장은 뛰어난 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를 뽑을 것"이라며 해외에 장비 수출을 스웨덴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기업 주도로 진행해 왔지만 스웨덴의 대표 방위장비품인 그리펜의 해외 수출은 경쟁에 밀려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위스 국방부로부터 "가장 뛰어난 가치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리펜은 차기 전투기로 선정됐지만 곧바로 그리펜 평가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스위스 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은 반전주의자나 평화단체가 주장하는 국민투표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냈습니다.
국민투표에서는 스위스 국민 절반이 그리펜 도입을 거부해 차기 전투기 선정 결과가 백지화되었으며 이에 대해 스웨덴 정부는 불평하지 않았고, 다시 치러진 차기 전투기 후보에도 스위스 정부는 그리펜을 밀어주지도 않았습니다.
캐나다와 핀란드, 크로아티아에서도 그리펜은 스웨덴 정부의 정치적 뒷받침 없이 싸우다가 미국이 밀어주는 F-35A와 프랑스가 밀어주는 라팔에 패했고 급기야 스웨덴 국방위원장도 방위장비는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지만 한 손이 묶인 상태에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방위장비의 거래는 그냥 무기만 팔면 되는 게 아니라 위기나 유사시 지원을 포함한 신뢰관계가 중요하며 정부의 강력한 정치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고 호소했습니다.
미국 Foreign Policy지에 따르면 전 세계 방위장비 시장에서 스웨덴 정부의 과묵함은 문화적인 것으로 스웨덴의 역대 정부는 수출을 기업에 맡기고 수출허가 심사를 할 뿐이였습니다.
스웨덴은 방위장비품 시장에서도 애덤 스미스의 원리가 통용된다고 믿고 뛰어난 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기만 하면 다른 나라들이 고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해외 방위장비 시장은 정치가 주도적인 시장이며 고객도 기업과 직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금 대출이나 정부 보증을 얻을 수 있는 정부간 거래를 선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위산업 분석가인 하워드 윌든 연구원도 방위장비는 신뢰관계에 따라 정부만 구입할 수 있는 특수한 제품으로 총리나 외교장관이 아닌 기업 고위 관계자가 나와 해당국 정부 관계자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도입한 방위장비는 지속적인 지원과 업그레이드를 받아야 하며 도입을 검토 중인 국가는 판매국과의 관계를 신중하게 살피려 할 것입니다.
따라서 신뢰관계는 양국 정부 차원에서 구축되는 것이지 도입을 검토 중인 정부와 판매자 사이에 구축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무기 수출을 기업에 맡김으로써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Foreign Policy는 "정치와 무기 수출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스웨덴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으며, 만약 정치적 관여를 주저한다면 평판 좋은 스웨덴 제품들은 현저하게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며 기사를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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