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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태평양

일본의 망해가는 방위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아쉽지만 한국을 따라가야 한다

by greengate 2022. 1. 14.

일본 최대의 경제신문사인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신문은 지난 19일에 일본방위산업에 대한 심층 분석기사를 실었습니다.

최근 일본의 방위장비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철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일본 방위성의 발주건수는 20년전에 비해 절반정도로 줄었습니다.

현재 일본이 개발중인 전투기 등은 일본 기업만으로 개발이 어렵고 미국과 영국 등의 의존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위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본의 방위산업은 기울어져 가고 있으며, 방위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기술의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도 방위장비를 적극적으로 생산할 수 없는 기업들 많아 방위산업이 취약하다라며 위기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렇듯 일본에서도 방위산업의 유지나 문제점에 대해 다룰 기회가 많아졌지만, 외신이나 전문가 입장에서는 "연간 430억달러(51조원)이상을 일본정부가 국방분야에 투자하고 있는데 왜 일본의 방위산업이 쇠퇴하는가?라고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고가의 방위장비가 미국에서 도입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방위산업계에 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산 장비도입에 따른 오프셋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 자금이 일본의 방위산업계로 전혀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F-35 비출자국에서 F-35를 도입한 한국과 일본, 벨기에와 폴란드 및 스위스와 핀란드중 오프셋을 요구하지 않는 나라는 일본이 유일합니다.

먼저 한국은 군사위성과 약간의 기술이전을 제공받았으며, 벨기에는 F-35 부품공급망에 자국의 산업계가 참여했으며 이와 더불어 F-35에 대한 유지보수업무 수주로 7억유로(94백억원) 이상의 수익을 챙겼습니다.

스위스는 F-35 도입비용의 50%에 해당하는 30.5억달러정도의 F-35 부품공급망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핀란드도 F-35 전면 프레임 제조 및 자국을 위한 유지보수센터 설치와 엔진디포를 설치할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폴란드는 오프셋으로 F-35의 부품공급망(supply-chain)에 참여를 요구했으나 록히드마틴은 이를 거부하고 F-16이나 C-130의 정비거점 설치를 제안했으나

록히드마틴의 제안에 못마땅한 폴란드는 오프셋 계약에 드는 비용인 10억달러를 절약하는 선택을 했지만 "F-35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던 2008년의 기회를 살렸더라면 협상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며 후회한 바 있습니다.

F-35 비출자국의 오프셋으로서 F-35 부품공급망에 참여를 인정받은 나라가 벨기에와 스위스 및 핀란드 그리고 F-35 부품공급망 참여가 거부되어 나라별로 오프셋을 제공받은 나라가 한국과 폴란드로 나뉘는 것은 흥미롭지만

어찌되었던간에 미국에서 F-35를 도입하는 나라들은 자국에 유리한 오프셋을 미국에서 제공받고 있습니다.

이는 F-35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국산 무기를 대외유상군사원조(FMS)를 통해 구입하는 대부분의 국가는 미국에게 오프셋을 요구하여 무기도입에 투입하는 자금의 30~50%를 자국으로 환류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에서 볼 때는 "비싼 무기를 미국에서 도입해도 당연히 미국에게 요구해야 하는 오프셋을 일본은 요구하고 있지 않으며따라서 연간 430억달러정도를 일본 방위산업에 투자하는데도 자국의 방위산업에 돈이 돌고 있지 않다"라고 보고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미국산 무기도입은 대미 무역흑자와 연관되어 있어 오프셋을 요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미국산 무기를 도입할수록 일본의 방위산업에 돌아오는 돈이 적어지고 있고 일본은 다른 나라들과 단순 비교할 수 없는 특수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도 미국에 오프셋을 요구하라"고 주장한다면

일본무역의 근간을 이루는 엄청난 대미 무역흑자를 방위산업에 떠넘기는 구조여서, 일본이 이러한 방위산업 자체를 손질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은 일본산 무기를 해외에 판매해야만 자국 방위산업계의 기반을 유지할 수가 있는데 현재 일본산 무기는 자위대만의 사용을 전제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성능과 일치하지 않아 즉시 대규모로 무기를 수주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즉 일본 무기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사양을 변경하거나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상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에 오프셋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방위산업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BAE 시스템스는 국방예산의 합계가 미국의 절반이하밖에 안되는 유럽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적극적으로 진출한 사례입니다.

1999년에 마르코니 일렉트로닉 시스템과의 합병으로 탄생한 BAE 시스템스는 2001년에 미국 사업의 확대를 결정했고

당시 연례 보고서에서 BAE"미국 시장은 유럽 시장의 2배 이상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개발분야 투자액이 유럽보다 많다는 것"이라고 말한 이후 여러 개의 미국 방위산업기업을 인수하여 사업규모를 확장해 왔습니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도 미 조선업체를 인수해 미 조선시장에 진출했으며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함정보수와 소형함정 건조 등 첨단 컨스텔레이션급 프리깃함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호주 오스탈도 오스탈 UAS를 설립하여 인디펜던스급 해안전투함 및 스피어헤드급 원정 고속수송함 수주에 성공했으며독일 라인메탈도 여러 미국 자회사를 통해 지상 차량과 ISR 플랫폼용 시스템을 개발하고 각종 화포 포탄 제조 및 무인 플랫폼 개발 제조에서 실적을 거두고 있으며프랑스의 탈레스도 미국 자회사를 통해 미 국방부로부터 미군의 통신장비 및 시스템 관련 계약을 따냈습니다.

이 밖에도 아시아 기업중에는 2021년에 미국에 진출한 싱가포르 ST엔지니어링이 민간항공사 및 미군용 항공기정비거점(MRO) 운영하고 있으며,

연안경비대용 함정 건조와 미 해군의 함정 보수사업 수주 등으로 20억달러 이상의 매출(2020년도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한화디펜스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미국 기업인 오쉬코쉬와 협력해 미 육군의 차기 보병전투차 도입사업에 참여중입니다.

따라서 일본의 군사전문가들은 일본도 미국의 현지기업을 인수하거나 새로운 현지법인을 설립해 7300억달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면 방위산업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인재육성이나 고용유지가 쉬워지고,

미국에서 얻은 경험으로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일본산 무기를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 진출한 해외업체 가운데 영국의 BAE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같은 파이브아이즈 국가인 영국의 BAE만이 기밀성이 높은 미 국방부 프로그램에 원청으로 참여할 자격이 있지만,

다른 해외업체들은 원청업체로부터 용역을 받는 수준으로만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국과 미국의 특별한 관계를 이용했다는 측면도 물론 있지만, BAE는 미국과 체결한 특별안보협정에 따라 "미국에서 무기개발 사업을 수주하면 BAE 현지법인은 미국의 법률에 따라 미국인을 최고경영자를 기용하며영국 본사에서 완전히 독립하여 완벽한 기밀유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BAE 현지법인은 미 국방부의 기밀에 접속할 수 있으나, 영국의 관계자에게 이러한 정보를 누설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만약 BAE의 미국 현지법인이 영국 본사의 최고 경영자로부터 받는 지시라도 기밀유지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BAE의 현지법인은 완전히 미국기업화를 이룸으로써 록히드마틴이나 보잉과 동일한 취급을 받을 수 있지만, 미 국방부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정보나 기술을 영국에 피드백하는 것은 금지된 것입니다.

지금껏 일본의 방위사업이 망해가고 있다라는 말은 우익쪽의 군사전문가들이 아닌 일본 재야의 군사전문가들이 주로 다루었으나 요즘은 이런 일본 재야 군사전문가들의 발언이 점점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어 자신만만하던 일본 방위산업계의 위기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군사전문가들이 표본으로 보고 있는 나라는 세계 방위산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과 터키이며,

특히 한국의 무기산업이 동남아시아나 남미 등 국방예산이 적은 나라에게 가성비 좋은 물건으로 취급받았지만

현재는 노르웨이와 호주에 K9 자주포를 수출했으며 영국에게는 K9A2 자주포를 제안하고 미국시장에는 레드백을 제안하고 있는 등 한국산 무기가 서방세계에도 진출하자 놀랍다는 칼럼도 많이 보입니다.

이들이 한국 방위산업의 장점으로 꼽고 있는 것은 유연성입니다.

한국군의 고유한 요건에 최대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국산 무기의 장점이지만 고유요건의 요구가 지나치면 해외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단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은 타협하고,

꼭 필요한 고유요건은 다른 방법으로 대응하는 등 자국군의 요구와 해외의 요구사항을 절묘한 발란스로 잡아낸다는 것입니다.

말이 다른 길로 샛지만, 현재 일본도 자국의 방위산업을 이런식으로 두면 안된다는 여론이 서서히 표면위로 올라오고 있어 앞으로 일본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도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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