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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태평양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전한 발언 “한국의 FA-50 개량형 검토하고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정리해라“

by greengate 2022. 6. 27.

6월말에 임기가 만료되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멀티롤기 구입계획'을 승인했으며 멀티롤기 도입기종 선정과 계획에 대한 자금 공급은, 차기 정부에 맡겨지게 되었다고 외신에서 보도했습니다.

필리핀은 후계기를 도입하지 않은 채 2005년에 F-5A/B 전투기를 퇴역시키는 바람에 전투기 전력을 상실했으나 2014년에 한국에서 경공격기로도 활용할 수 있는 FA-50 12대를 도입하는 등 다시 전투기 전력 재구축을 시도했으며 현재는 군 현대화 프로그램인 Horizon 계획아래 고도의 멀티롤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에 유력한 선택지로 떠오른 기종은 F-16V와 그리펜으로 비용 대비 효과라는 점에서 '그리펜이 유리하다라는 말이 나왔지만 필리핀군 합동참모본부장인 길버트 가페 육군 중장은 지난해 말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2년까지 F-16과 같은 멀티롤기 도입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고 말해 필리핀이 F-16V 도입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암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 국무부도 필리핀용 무기 패키지의 판매 가능성을 승인해 미 의회에 통보했으며, 이 패키지는 독립된 3개의 대외 유상군사원 조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F-16V 12(24.3억달러)AIM-924(4,240만달러) 및 하푼 12(1.2억달러) 모두 스페어 부품과 보수훈련지원 등 관련비용 포함 금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측이 제시한 패키지 프로그램을 필리핀이 그대로 도입하게 된다면 필리핀은 약 33천억원이라는 큰 돈을 지불해야 하는데 정식으로 미 국무부가 FMS를 승인했더라도 필리핀의 연간 국방예산은 42.6억달러(2021년도 실적)밖에 되지 않아 대당 도입비용이 2억달러가 넘는 F-16V를 필리핀의 국방예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필리핀은 미국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F16V

덧붙이자면 F-16V를 도입한 대만의 조달비용은 대당 약 1.2억달러이며, 불가리아의 조달비용은 약 1.5억달러이므로 필리핀의 로렌자나 국방장관이 "너무 비싸다"며 미국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상식적인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필리핀이 F-16V를 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F-16을 사라고 했지만 제안 내용은 너무 비싸 공군은 다른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필리핀이 공격헬기를 도입할 때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로렌자나 국방장관은 "다른 선택지"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스웨덴의 그리펜이 틀림없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스웨덴 의회는 두테르테 정부의 마약 단속과 관련한 인권 문제 등을 문제 삼아 필리핀에 대한 그리펜 전투기 판매에 소극적입니다.

결국 6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멀티롤기 구입계획'을 승인한 것에 그쳤고, 영국의 방위산업 전문매체인 재인스는 "도입기종 선정이나 계획에 대한 자금공급은 차기 정부에 맡겨지게 됐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참고로 퇴임을 앞둔 두테르테은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려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이 심화된 것에 대한 항의이자, 후임으로 취임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움직일 외교적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지난 24CNN필리핀 등 현지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데오도로 록신 주니어 필리핀 외교장관은 전날 외무부 출범 124주년 기념식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불법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과의 석유 및 가스 공동 탐사와 관련된 논의를 완전히 종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지시는 상황에 따라 재개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보류의 성격이 아니라 모든 논의를 끝내라는 취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충돌을 반복해 왔으며 심지어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의 구단선을 그어 90%가 중국 영역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필리핀은 이에 반발해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제소하는 등 갈등 수위를 높여 왔습니다.

구단선

하지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유화책의 일종으로 지난 2018년에 남중국해 공동탐사를 제안했고 중국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필리핀의 바람과 달리 유화책은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공동탐사에 소극적이던 중국이 오히려 분쟁 도서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등 '마이웨이'를 걸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태도는 최근 들어 더 강경일변도로 흐르고 있습니다.

중국 해양순시선이 지난 3월 스카보러 암초 인근에서 순찰중이던 필리핀 해양경비정에 접근해 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남중국해에 일방적으로 금어기까지 설정해 남중국해 연안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테르테대통령의 중국과의 논의 종결 지시는, 후임 마르코스 대통령을 향한 배려의 성격이 짙습니다.

전임 정권이 만든 유화책이 새 정권의 행보에 제약을 주지 않도록 미리 철회 조치를 해둔 것입니다.

마르코스 신임 대통령은 지난달 당선 직후 "필리핀의 주권은 신성하며, 남중국해 문제는 절대로 타협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외신들은 "두테르테에 이어 지난 17일에는 미국 국무부가 필리핀 지지 성명을 내는 등 신임 대통령에 대한 외교적 공간이 충분히 마련되고 있다""중국이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마르코스 시대에도 남중국해 문제는 양국의 가장 첨예한 갈등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리핀은 멀티롤기 전투기를 도입해야 하며 앞서 말했듯 F16V와 그리펜 전투기의 도입이 막힌 상황에서 필리핀은 한국의 FA-50의 개량형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에 필리핀 국영 필리핀뉴스에이전시(PAN) 등에 따르면, 필리핀 공군은 KAIFA-50 초음속 경전투기의 개량형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올해나 내년에 최소 12대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며, 구매 규모는 612억 페소(14706억원)에 이릅니다.

코너 앤서니 칸라스 공군참모총장은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FA-50은 공대공과 공대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우수한 다목적 훈련 전투기"라며 "조종사들이 고성능 항공기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훈련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멀티롤 전투기 인수는 이미 두테르테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지만 모델 선택과 유형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필리핀은 FA-50PH 개량형인 블록20을 원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공군은 멀티롤기에 “250마일의 탐지 거리을 갖춘 레이더 시스템의 통합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존 사양의 FA-50으로는 필리핀 공군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필리핀 공군이 요구하는 F16V와 그리펜 전투기는 앞서 설명한 이유로 필리핀이 도입하기 어려워지자 한국의 FA-50의 개량형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27일에도 필리핀의 로렌자나 국방장관은 마닐라에서 열린 'ADAS(Asian Defense & Security) 2022' 전시회에 KAI 부스를 방문해 우리나라 KAI의 군용기 등 모형을 살펴보면서 업체 관계자들과의 면담에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로렌자나 장관은 "한국에서 도입한 FA-50와 호위함정 등이 있는데 더 수입할 만한 게 있는지 보고 있다""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한국과 방산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필리핀의 군수시장에는 한국 방위산업 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지난 427에서 29일까지 마닐라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필리핀 무기 박람회에 한국 방산기업들과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했습니다.

KAI를 비롯해 현대중공업과 한화시스템, LIG넥스원과 기아 등 국내 13개사 방산업체들이 전시 부스를 열고 현지 군과 방위업체 관계자들을 맞았습니다.

ADAS는 필리핀 최대 규모의 국방 및 보안 부문 전시회이며, 한국은 물론 터키와 인도 및 이스라엘 등 군사 무기 제조국을 중심으로 150여개 방산 기업들이 참가했습니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현재 개발중인 KF-21FA-50 경공격기 및 KT-1 기본훈련기 등을 선보였습니다.

현지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것은 KT-1훈련기였습니다.

현재 필리핀 공군이 훈련기 도입 사업을 진행 중이어서 KAI도 이 사업의 공개 입찰에 참여할 것을 계획 중입니다.

KT-1은 조종사들이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한 '기본교육 과정'을 이수할 때 활용되고 있습니다.

KAI 관계자는 "필리핀 공군이 훈련기에 대해 테스트를 했고 성능에 만족했다""한국이 다른 해외업체보다 필리핀에 가깝기 때문에 필리핀에 근접 지원을 쉽게 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KT-1은 이미 필리핀이 도입한 12대의 FA-50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과연 중국과의 협력을 중단한 필리핀이 중국과의 분쟁에 대비해 FA50 개량형을 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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